귀농가족 봉화 비나리마을 송성일씨 가족

경북 봉화군으로 귀농, 농사를 지으며 산골미술관을 운영하는 서양화가 류준화씨(42·경향신문 2월3일자 영남면 보도) 가족이 농촌생활을 담은 책을 펴냈다. 최근 도서출판 청년사에서 출간한 ‘송화네 산골일기’. 류씨의 남편 송성일씨(43)가 딸 화(14·봉화여중2)의 입장에서 글을 쓰고 류씨가 그림을 그렸다. 서울 근교 아파트촌에서 살다 봉화군 명호면 풍호리 비나리마을로 내려간 첫 해 1년 동안의 이야기를 딸 화의 계절별 일기 형식으로 담았다.


도시생활이 몸에 밴 화의 눈으로 본 농촌생활이 엄마 류씨의 아기자기한 그림과 어우러져 예쁜 책으로 만들어졌다.

‘몸으로 부딪히고 보니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산골 농투성이 생활과 그래서 새롭게 꾸는 ‘꿈’ 이야기가 따뜻하게 읽힌다. 갈수록 줄어드는 농촌 인구와 농가 부채 등의 각종 통계가 이야기를 따라가며 보기 쉽게 삽입돼 있는 등 귀농 전 출판 기획일을 했던 송씨의 책 만드는 솜씨가 느껴진다. 무엇보다 귀농자라는 딱지를 떼고 ‘자랑스러운’ 비나리 주민이 된 이들 가족의 농촌을 사랑하는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져온다.

송화네가 비나리마을로 간 것은 1999년 1월. 그보다 2년 전 송씨가 먼저 내려가 자리를 잡고 가족을 불렀다. 송씨는 “산골생활이 얼마나 예쁘고 아름다운지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책을 만들었다”면서 “도시 사람과 산골 사람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나누며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